<앵클 어택Ankle Attack> 이정훈, 윤영완, 김준래 인터뷰 by yjhahm

yjhahm
어떠세요? 인터뷰라는 자리가 불편하신가요?

영완
네. 좀...

yjhahm
왜요?

영완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서...

yjhahm
근데 밴드를 한다는 게 결국 관객과 만나기 위해서 하는 것 아닐까요? 근데 본인들을 알려야 한다는 생각은 없으신가요?

영완
네... 뭐... 음...

정훈
알리려고 뭘 한다기 보다는 그냥 하다보면 알게 될 거라고 생각을... 저 같은 경우는, 그냥 그런거 같아요. 얘들도 비슷할 것 같은데... 네. 굳이 뭐... 막 알려야 되고, 노력을 해야 되고... 그런건 잘 모르겠더라고요.

준래
밴드를 해서 유명해지면 좋은데, 음악으로 승부를 해야되니까... 공연으로 보여주고, 그런 걸로 승부를 하는 게 제일 첫번째 잖아요? 사실, 인터뷰 잘해서 밴드가 유명해지는 건 일단 첫번째 방법은 아닌 것 같고... 저희는 공연하는 것 위주로... 그래서 특별히 할 말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앵클 어택Ankle Attalk

기타/보컬 이정훈
베이스/보컬 김준래
드럼 윤영완

http://myspace.com/ankleattack
@ankleattack


* 최근 밤섬해적단과 스플릿 앨범, The Split을 발매한, 만장일치 밴드 앵클 어택Ankle Attack을 지난 4월 3일에 만나보았습니다. 흡연이 가능한 커피숍을 찾아 조금 헤메기도 했습니다.


yjhahm
음... 아무튼 나오셨으니 일단 인터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 분 고등학교 동창이시죠?

정훈
네. 경기 고등학교.

yjhahm
처음에 악기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영완
일단, 고등학교 때부터 정훈이는 기타를 존나 잘쳤어요.

정훈
원래 저는 클래식 기타를 쳤거든요. 중학교때부터 치다가 고등학교 오면서 일렉기타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렉을 시작했고, 영완이도 원래는 클래식 기타를 했고...

영완
준래는 고등학교 들어와서 기타를 치고...

yjhahm
그럼 그 당시에 들으셨던 음악은 어떤 것이었나요?

정훈
우리는 셋 다 당시에 다른 음악을 들어서요. 지금도 그렇고, 겹치는 것도 없어요. 사실.

yjhahm
그럼 한 분씩 말씀을 해주세요. (웃음)

정훈
저는 클래식 기타를 2년 정도 했거든요. 처음에는 같은 아파트 살던 친구가 기타 배우자고, 같이 가자고 해서, 악기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해서 갔는데 재밌더라고요. 그러다가 중3, 고등학교 올라갈 때쯤 해서...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을 들어보고 '일렉기타 재밌겠다. 해보고 싶다.' 그래서 일렉기타를 시작을 했죠. 저는 음악을 많이 안 들었는데, 지금도 똑같아요. 옛날부터 듣는 게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 AC/DC,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좋아하고, 다이어 스트레이츠Dire Straits? 계속 똑같아요. 옛날부터...



(당시에는 이게 '미래'였다우)


se_chung
그러고 보니 최근에 기타를 바꾸셨잖아요. 플라잉 브이Flying V에서...

정훈
아 아뇨. 원래 SG를 썼어요. 그러다가 플라잉 브이를 작년에 사서 번갈아 가면서 치는데 일단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근데 아직까지는 SG가 애착이 더 가는 것 같아요. 제가 AC/DC랑 블랙 사바스를 굉장히 좋아해서... 저절로 그냥 쓰게 된...



(남자 기타 깁슨Gibson의 69년 SG와 67년 Flying V)




(아무튼, 반바지가 아니라 기타라서 다행)


yjhahm
영완씨는 어떤 음악을 좋아하셨어요?

영완
저는 대충 안가리고 다 들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음악을 좋아하셔서, 하드 록Hard Rock 이런거 많이 들었고, 또 저는 이것저것 두루두루 많이 들어요. 지금도 그렇고...



(인터뷰어의 사심 가득한 이번 인터뷰)


yjhahm
준래씨는?

준래
저는 뭐 그냥 얼터너티브 조금 듣다가... 너바나Nirvana 같은거 좀 듣고, 나중에는 저도 이것 저것 들었던 것 같아요. (웃음) 잘 모르겠어요.



(90년대...)


yjhahm
처음에 같이 합을 맞춰본 건 언제였나요? 기억나세요?

정훈
고등학교 때 영완이도 기타치고 저도 기타쳤으니까, 수련회... 뭐 수학여행 갔을 때 한 번 맞춰봤죠. 아, 그러고 보니까 고등학교 때부터 맞췄구나... 아무튼 다른 친구 한 명이 더 있었는데, 걔가 다니던 조그만 교회에서 거기는 다같이 가서 말도 안되게 맞춰보고...

다른 한 친구는 사정때문에 나가고... 근데, '우리 셋이 같이 하자.' 이랬던 건 아니고, 그냥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 전에는 지금처럼 공연을 하거나 그런건 없었어요. 우리끼리 노래를 만들어서 녹음도 하고 그러긴 했는데...

준래
그냥 합주하면서 놀다가, 그 정도로 그냥... 한 명 나가고, 어차피 아는 사람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셋이 하게 된...

영완
그러니까 저는 좀... 공연 좀 하고, 그러고 싶었거든요.

yjhahm
세 분 다 영완씨처럼 공연을 하고 싶으셨던거에요?

준래
그때는 그냥 막연하게 공연을 해보자 했던 거죠. 그러니까 '뭘 해서 어떻게 되어야겠다.' 그런게 아니라 그냥 공연 하고 싶다...

정훈
처음에는 셋 다 기타를 쳤으니까, 같이 기타를 치면서 공연을 하긴 했었거든요. 그냥 장소 빌려서 하고 그런거... 드럼 치는 친구도 한 명 있었고, 베이스치던 친구도 있었고... 그러다가 셋만 남아서 누군가 드럼을 쳐야 했는데, 영완이가 "그러면 드럼을 내가 쳐야지..."

영완
(웃음) 야이 씨발... (웃음) 여기서 제가 정확한 얘기를 해야 되는데, 얘네가 어느날 둘이서 작당 모의를 하고서 저를 만났어요. 되게 자주 만났었는데, 어느날 되게 심각한 표정으로...

정훈
그랬어? (웃음) 기억이 안나는데...

영완
심각하게 이렇게, "영완아... 놀라지마..."

정훈
아니. 그런 분위기 아니었는데? (웃음)

영완
그러다가, "네가 드럼을 좀 쳐야겠다..."

정훈
그런거 아니었는데... (웃음)

yjhahm
(웃음) 영완씨는 원래 기타 욕심이 있었나봐요?

영완
저 아직도 있어요. (웃음) 농담이고...

정훈
그게 저도 잘 기억은 안나는데, 셋 다 기타를 쳤는데, 다 칠 수는 없으니까 누군가는 드럼을 쳐야 되는데, 둘 중 하나... 영완이나 준래가 드럼을 친다고 했을 때...

yjhahm
잠깐만. 근데 왜 둘 중에 한 명이죠? (웃음)

정훈
저는 그냥 기타를 치겠다... 그런 식이었죠. (웃음)

영완
근데 사실 정훈이가 워낙에 기타를 잘 쳤고, 지금도 잘 치고, 준래는 노래를 해야 됐으니까 제가 드럼을 치게 된 거에요.

yjhahm
그렇군요. 그러면 첫 공연은 기억하세요?

정훈
아마 거기서 했지? 스컹크헬?

영완
그렇지 뭐...

yjhahm
어떻게 하시게 되었나요?

준래
사실 저희가 공연을 해보자고는 했지만, 정말 아무 것도 몰랐어요. 어떻게 뭘... 가서 오디션을 해야되는 건지, 전화를 해야 되는 건지... 근데 페이션츠에서 베이스를 치던 친구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에게 컨택을 먼저 해서,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뭐였지? 음원같은게 있어야 된다고 했나? 그래서 합주실 가서 MP3 녹음해서 보내주고 그랬더니 걔가 뭘 어떻게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공연을 잡아줬죠. 그 때도 일요일이었어.

정훈
아, 맞어. 맞어.

준래
펑크쇼 뭐 이런거 였어. 스케이트 펑크쇼... 아직도 기억난다.

정훈
맞어. 맞어...

준래
영블러드 뭐... 신인들...



(토요일 아닌가요?)


yjhahm
그랬군요. 그러면 공연에서 느낀 것이 있었나요? 공연하기 전에 기대했던 것과 공연을 하면서 느꼈던... '해보니까 이렇구나.' 했던 것이 있다면요?

정훈
그런 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했던 것 같아요.

준래
저희는 원래 그냥 합주하듯 공연을 하니까... 느낌이 별로 없어요.

yjhahm
무슨 노래를 하셨어요?

정훈
지금 하는 건 없었어요. 다른 노래들, 그러니까 옛날 자작곡들. 지금 하는 거랑은 다른...

yjhahm
어떻게 다르죠?

정훈
어떻게 다르지? 뭐라 그래야 하나...

준래
그때는 지금보다 노래도 많이 했고, 뭐가 좀 노래 포맷이 정해져 있는 느낌이었어요. 노래 나오고 솔로 나오고... 지금같이 이런건 아니었고...

yjhahm
그러다가 지금처럼 점점 변했나요?

영완
계기가 있었죠. '본드Bond'라는 노래를 만들었는데 가사가 없거든요. 아무튼 그 때 그 노래를 우연히 만들었는데, 얘네들은 모르지만 저는 그 때 꽂혀가지고...

준래
셋 다 그 노래가 좀... 시작이었어요.

정훈
네. 그 노래가 시작이었어요.

yjhahm
그러니까 그게 앵클 어택의 어떤 정체성같은 것이 생겨난...

정훈
처음 셋이서 좋다 했던 노래가 처음인데, 저희 그 때 작업실 공사하면서, 그 흡음지 있잖아요. 본드로 막 붙이잖아요. 존나 붙이고 있는데 맛이 가더라고요. 암튼 그래서 다 만들었으니까 연주를 한 번 해볼까 하다가 만들게 되었고...

영완
아니야. 노래는 만들어져 있었어. 제목은 없고, 연습하고 있었는데...

준래
아니야. 아니야. 완성을 그 때 했어. 그때 짜투리 같은 것이 좀 있었는데, 그날 그거 하고서 아마 됐을꺼야...

정훈
아무튼 그때 취해서 이제...

영완
본드에 취해서 제목도 그냥 '본드'로 하고... 사실 예전에는 구다리나 그런걸 각자 만들어서 하는게 좀 있었거든요. 그런 강박같은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요즘은 그런게 없어지고 그냥 셋이서 섞여서 그렇게... 그게 훨씬 더 좋아요.

PDH
근데 원래 곡들에 가사가 별로 없나요?

정훈
있긴 있는데...

yjhahm
가사는 누가 쓰세요?

영완
준래가 쓰죠.

준래
그냥 의미두고 쓰려고 하지 않고, 어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멜로디에 맞는 어감을 찾으려고 생각해요. 발음이요. ‘튜나Tuna’나 ‘보스Boss’같은 것도 그렇고... 저는 노래 할 때 편한 발음이라는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단어같은 걸 수첩에 적어놓고 불러보면 분명히 맞는게 나오더라고요.

PDH
가사를 가사집에 적고 싶지 않아요?

정훈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준래
가사를 읽고 여기서 느낌을... 그런 것 보다는 가사가 포함된 음악 자체의 느낌이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가사로 뭔가를 전달하는 팀도 있긴 하지만, 저희에게는 그냥 곡의 일부분이고... 기타가 멜로디를 안 잡고 있는 부분에 멜로디를 넣으려면 목소리를 넣을 수 있고... 목소리가 없는 부분에는 분명히 기타, 베이스, 드럼 중에 목소리 역할을 하는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yjhahm
그럼 목소리를 악기처럼 쓰시는 거군요.

준래
저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정훈
저도 그래요.

yjhahm
영완씨는 어떠세요?

영완
근데 나는 준래 목소리가 좋아가지고... 점점 좋아지는데, 멜로디가 많은 노래가 한 두곡 정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보스, 2009년, 클럽 쌤)


yjhahm
그렇군요... 아무튼 앵클 어택에게 작업실이 생기면서...

준래
그렇죠. 그걸 만든게 뭔가 큰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정훈
합주실에서 두 세시간 예약하면... 노래 만들려면 시간이 되게 오래 걸리는데 시간에 쫓기다 보면 그냥...

준래
돈도 돈이고...

정훈
근데 지금은 그런 것이 상관이 없고 맘대로 해도 되니까...

se_chung
합주를 언제 만나서 보통 얼마나 하시는지요?

정훈
시간 될 때까지... (웃음)

se_chung
정기적으로 합주하는 날이 정해져 있나요?

영완
그게 안되더라고요.

준래
보통 주말에 한 번 정도는 하고요. 주중에도 시간이 맞으면 하고... 한 번 하면 보통 서너시간은 넘게 하는 것 같아요. 주말 같은 경우는 좀 더 많이 하고...

yjhahm
보통 어떤 걸 합주하세요?

준래
공연 임박했을 때는 한번씩 쭉 다 해보고...

정훈
'노래 한번 만들어 볼까?' 할 때는 계속 만들고...

영완
요즘에는 곡 만드는 것만 하는 것 같아요.

yjhahm
곡이 완성된 이후에도 합주를 많이 하세요?

영완
네.

정훈
까먹으니까... 안 까먹으려고 많이 하죠. 만들었는데,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집에 가자고 해서 가면 다음에 기억 안나는 것도 되게 많아요.

영완
좋은 것 진짜 많았는데... (웃음)

정훈
그리고 그 날은 좋았는데, 다시 해보면 그 느낌이 안 나기도 하고... (웃음)

se_chung
저는 앵클어택 처음에 들으면서 재밌었던게, 그 뭐... 약간 좀 헤비한 락 라이브러리가 있다고 치면, 거기서 하나씩 가져가서 이어놓은 느낌? 보통 일반적인 밴드들처럼 처음에 들어가서 진행이 되고 그러는게 아니라, 앵클 어택은 덩어리들이 약간 부딪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영완
실제로 그래요. 짜투리들... 연결 안되는 짜투리들이 되게 많거든요. 하다가... '아! 그 때 그거 붙이자.' 그렇게 해서 만든 곡이 되게 많아요.

se_chung
그게 저는 되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2011년 정도 되는 타이밍에 똑같이 헤비한 락캔롤을 하면, 좀... 촌스럽달까? 그런데 그게 아니라 그런 배열이나 구성때문에 좋은 느낌이 되는 것 같은데...

영완
보컬 그러니까 멜로디 위주로 되지 않게 가면서... 근데 저는 다시 멜로디가 들어와야 된다고 보거든요. 지금까지 그렇게 작업했던 건, 좀 필연적인게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잡고 있는게 아무 것도 없으니까. 예를 들면, 한 사람이 곡을 만들어 와서 하는게 아니고... 그냥 셋이서 같이 하는게 좋으니까, 셋이서 만든거죠. 그냥 합주하다가 딱 모아지는 그 점들을 이렇게 붙여놓은 것 같은 느낌. 그동안 그렇게 되어 온 것 같아요. 그거에 꽂혀 있어서...

정훈
제 생각엔 보컬도 더 많아지는 건 좋은데,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부분을 이어가는 건 계속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계속 그런 식으로 하고... 좋아하고...

yjhahm
이렇게 해도 곡이 되네? 하는 생각은 해보신 적 없으세요?

준래
저같은 경우는 변박... 갑자기 박자가 변하고 이런걸 굉장히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끼워진게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죠. 리프가 달라지고 박자가 변하니까 그게 많으면 많아질수록 그게 좋아서 계속 그렇게 작업을 했어요. 변박이라는 것... 타이트한게 나오다가 확 풀린다거나...

예를 들면 괜찮은 구다리가 요만큼 나왔는데, 다음에는 뭐가 나와야 되나 얘기하다가 뭐 "이런 분위기 어때?" 그때 새로 만드는 거도 있고, 예전에 만들었던 거 다시 불러오는 경우도 있고...

영완
다시 불러와서 박자를 좀 다르게 쳐보고, 구다리만 어색하지 않게 넘어가게 하면, 이제 나왔던 것은 그런게 어색하지 않은... 굉장히... 합주하면 몇 초 하다가, 아닌 것 같아 하고 챙겨놓은... 그런 것들이 굉장히 많아요. '아 옛날에 그거 한번?' 하면서 하다보면 어울리는 것들이 모여서 그렇게 나오는...

준래
꼭 어울리는 것이 아니더라도, 만들어 놓으면 한 곡이니까 어색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처음 듣는 사람은 좀 이상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저희 자체는 한 곡으로 만들어서 연습하고 그러니까 이상하네 하는 그런 느낌은 없는 것 같아요.

yjhahm
앵클 어택만의 작업 방식을 찾은거네요? 자연스럽고 편하기 때문에 좋은 건가요?

준래
곡을 만들 때 폭이 훨씬 더 넓어지죠.

영완
지금도... 만들어 오기도 하거든요? 집에서 생각나는거 만들어오기도 하는데, 그런걸로는 뭔가 또 진도가 잘 안나가고...

준래
어차피 자기가 생각해와도, 내가 생각한대로 구현이 안되면, 저도 만족이 안되고 얘네들도 그렇고... 그걸 딱 합치시키기가 힘든데, 셋이 그냥 하다가 만들어지는건 느낌이 똑같으니까...

영완
요즘에는 그런 방법에 꽂혀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스트레스 존나 많이 받고 그랬거든요.

정훈
요즘에 만들었던 노래는 거의 다 이렇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영완
네 뭐 거의 다... 거의 다...

정훈
하고 난 다음에 만족감이 더 큰 것 같아요. 다 같이 만족할 수 있으니까... 혼자 만드는 것보다 셋이 만드는게 더 좋은 음악이 나오는 것 같아요.

yjhahm
곡을 만드는 데 오래 걸리시나요?

영완
잘 안나와요 곡이...

준래
점점 좀... 합치점이 높아져가는 걸 느끼니까, 어느 정도에서는 만족이 잘 안되고, 확 오는걸 찾다보니까 계속 좁아지는 것 같아요.

정훈
허들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노래를 만드는 허들이... 예전에는 '아 이 정도면 좋아.' 했는데 요즘은 점점 더 높아져니까. 어느 수준에 와도, '아 이건 좀 별로인 거 같애.' 하면서 계속 하는 거죠.

준래
딱 만들었을 때는 훨씬 만족감이라던가 그런게 있으니까... 훨씬 높아졌죠.

영완
근데... 그게 노력하고 시간에 비례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어느 순간 갑자기 나올 때도 있고, 뭐 이렇게 '우리 이 정도는 해야 되.' 하고서는 막 노력을 해서 하는게 아니라, 그냥 그게 걸러내는 게 많죠. 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다른 데에서 나오기도 하고...

정훈
그게 재일 재밌어요.

준래
짜릿하죠.

정훈
그런거는 신기하게 셋 다 느낌이 딱 오는 것 같아요. 아 이 정도면 존나 괜찮다. 그런 느낌이 거의 동시에 오는 것 같아요.

yjhahm
서로 의견은 잘 맞는 편이신가요?

정훈
그렇지는 않아요. 의견이 잘... 맞나?

영완
요즘 들어 좀 맞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 우리가 셋이서 뭔가 조율해 나가는 스킬이 존나... 유아 수준이었던 것 같아요. 근데 요즘에는 그나마 한 중학생 정도? (웃음)

정훈
네가 유아 수준이었지 (웃음)

영완
(웃음) 그게... 아... 내가 이 얘기를 하면 안되겠구나. (웃음)

준래
그렇지. 힘들었어. (웃음)

영완
제가 좀 꼬장을 많이 피우고 그래서요. 친구들한테...

준래
하루가 멀다하고 싸웠어요. 전쟁통이 따로 없었죠. 요즘에야 좀 친해요. (웃음)

영완
요즘 아주 좋아요. (웃음)

정훈
(웃음) 요즘만 같으면 좋은데, 전에는 진짜 살벌했죠.

준래
살벌했지.

영완
그러니까 연습실 딱 가면, 냉기가 이렇게 사악...

yjhahm
싸우신 이유는 보통 뭐였어요?

준래
아유... 뭐 요만한 거 가지고 싸워요. 왜 싸웠는지 기억도 안나요. 술취해서...

영완
그러니까, 그런거 같아요. 이게 그... 기싸움 하는거 있잖아요.

준래
난 아니라고 봐. 난 기싸움을 펼친 적이 없다.(웃음)

정훈
나도 기를 내보낸 적이 없는데... (웃음) 한번도 없어.

영완
그러니까 그... 없는게 어딨냐. 그... 존나 미묘한거 있잖아요. 합주실에 있으면 이렇게 미묘하게...

준래
근데 이건 말로 설명이 안되요. 저도 이유를 알기 위해서 많이 생각해봤는데...

yjhahm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에 대한 건가요?

영완
그런 걸로 충돌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제 느낌에는... 그게 많이 안정이 되서...

준래
그러니까 되게 이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가 친구 베이스라서... 밴드하자고 모였으면 그런 싸움은 절대 있을 수가 없죠. 부부싸움 같아요. 그게 음악까지 되다 보니까 합주하면 분위기 냉랭하고 그런거죠. 또 지나보면 별 것도 아닌데...

정훈
그러다가 곡 하나 나오면...

준래
그러면 기분 좋아져서 끝나고... 지나가고...

정훈
곡 안나오면 아 진짜... 다른 악기 소리 정말 듣기 싫죠. '아 드럼 존나 세게 치네.' 그런게 다 거슬리는 거죠.

제가 기타 존나 치고 있으면 영완이는 소리 좀 줄이라고 스틱으로 가리키고 그랬죠. (웃음) 그럼 또 마음 상하고... 근데 지금은 안그래요. 대충 치다가 분위기 보고, 내가 만든게 별로같다 그러면 알아서 그냥 안치죠. 얘네들도 마찬가지고... 그냥 시간이 다 해결해주더라고요.

se_chung
이게 진짜 연애랑 좀 비슷한 것 같아요.

yjhahm
(웃음) 이제 잘 지내신다니 다행이네요. 아무튼... 그동안 공연은 바다비에서 주로 하신 것 같은데요?

정훈
요즘에는 뜸한데, 한동안 많이 했었죠.

영완
사실 불러주는 데가 별로 없어요. 바다비랑 PDH랑, 션 메일런Sean Maylone이 좀 불러주고...

yjhahm
왜 불러주는 데가 없을까요?

영완
그러니까 뭐...

정훈
저희가 또 잘 안다니고 그래가지고...

준래
처음 시작할 때는 오히려 여기저기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찾아가서... 그 때 FF에서도 몇 번 했었죠. 근데 다 안부르더라고요. 어느 순간에... 어느 순간...

yjhahm
왜 그랬지?

준래
돈이 안되니까요. 장사가 안되니까, 사람들이 안오니까. 아마도...

yjhahm
연락이 먼저 안 오더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먼저 연락을 할 수도 있고 그런걸텐데...

준래
그러니까 저희도 뭐 그냥 좀... 별로였고...

yjhahm
그 당시에 같이 하던 밴드들은 뭐가 있었어요?

준래
거기도 뭐... 그렇게 만들어서 부른게 아니라 산발적으로 부른거라서 저희가 뭐 같이 하고 그랬던 건 아니에요.

정훈
저희가 밴드를 잘 몰라요.

영완
네. 다른 팀을 잘 몰라요.

정훈
그나마 바다비에서 좀 알게 되었는데...

영완
나는 사실 플라스틱 데이The Plastic Day 되게 좋아했었는데... 해체해서 아쉬운 것 같애.

정훈
근데 요즘에 치즈스테레오cheezstereo는 안해? 나는 되게 정감있는 느낌이었는데. 노래도 좋고, 우리랑 다르지만 뭔가 재밌고... 얘기를 해본 적은 없는데... 바다비에서 되게 자주 같이 했었는데...



(정감)


영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단 말이야? (웃음)

정훈
아무튼, 저같은 경우는 바다비가 그냥 좀 편해요. 처음 갔을 때부터 되게 편했어요. 분위기도 허름하고 그런데 좋다고 해야 하나요. 지금도 바다비... 안하긴 좀 했는데, 저한테는 제일 편했던 것 같아요.

yjhahm
그렇군요. 그러면 션 메일런이랑 하는 건 어떠세요?

영완
처음에는 외국인들이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그것도 있고 돈도 잘 챙겨주니까. 사람도 많고... 처음에는 그냥 하자 하자 했는데...

준래
그 친구가 기획하는 것은 공연이 중심이라기 보다는 파티에 밴드가 오는 분위기라 음악을 들으러 오는 사람들이 잘 없어요. 그래서 집중도 잘 안되고, 뭔가 공연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으니까. 그걸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 그냥 저희가 만족하기에는 기획이 좀 그렇지 않았나...

yjhahm
어떤 의미로는 좀 까다로운 거네요.

영완
그쵸. 그렇게 되는 것 같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

준래
근데 너무 안가리고 막하는 것도... 어차피 다들 없는 처지지만, 공연을 시켜주면 당장에 달려가서 해야 하는 처지인 것도 맞는데, 확실히 비슷한게, 셋이 그리는 그림이... '멋있는 걸 하자.'

정훈
그렇다고 공연을 하자는 데 마다하고 그러는 건 아니에요. 다 하는데...

영완
공연 하기 싫어서 안한 적은 없어요.

준래
시간이 안 맞지 않는 이상 다 하는데, 그러니까 까다롭다기 보다는 챙길 건 챙겨서 하는 그 정도? 우리가 알아서 챙겨야 하니까, 기준이 있어야 되니까요.

yjhahm
공연하면서 패이를 잘 받으셨어요?

영완
거의 뭐... 못 받았죠.

yjhahm
패이는 신경쓰세요?

정훈
그게 뭐... 너무 당연해진 것 같아서...

준래
그래서 주면 더 좋아지는 거죠. 그렇다고 뭐 큰 돈을 보고 하는 건 아니니까... 줘서 나쁠 건 없지.

yjhahm
패이를 받으면 연주를 한 것에 대한 대가를 얻는 그런게 있지 않나요?

정훈
안 받는게 너무 당연하니까, 받으면 보너스같은 느낌이랄까요?

영완
“오예. 술먹으러 가자.”

정훈
근데 어쩌면 연주해서 그런 대가를 생각하는 공연은 안하는 게 낫죠 차라리. 돈을 못 받는거 뻔히 아는데...

준래
우리가 그럴 만한 위치도 아닌데... 그런 생각 자체가 아예 없으니까요. '대가를 받아야 돼.' 그런 생각은 없고, 공연을 하는게 좋고 그냥 그게 좋으니까...

yjhahm
음 그렇군요. 그러면 EP 얘기로 넘어가 볼게요. 언제 내신거죠?

영완
2009년 가을에...



(앵클 어택의 EP, 'EP' 그림은 윤영완, se_chung 제공)


yjhahm
어떻게 내시게 되었나요?

영완
정리를 좀 해야하지 않을까 해서...

준래
음원도 있어야 될 것 같고...

yjhahm
음원의 목적은 뭐였죠?

영완
저희도 좀... 저희가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저희 노래를...

yjhahm
몇 장이나 만드셨어요?

정훈
200장? 300장?

준래
300장 찍었어요.

yjhahm
자비로?

정훈
네.

yjhahm
유통은 어떻게 하셨어요?

영완
따로 안하고... 그냥 들고 다니면서 공연장에서...

yjhahm
만들었을 때 반응은 없었나요? 레이블이나...

영완
전혀 없었어요. 전혀 없었어요.

정훈
GMC에 갖다 줬었나?

준래
아냐...

정훈
있긴 있었는데... 없진 않았지... 그치...

yjhahm
레이블을 통해서 냈다면 반응이 좀 다르지 않았을까요?

정훈
저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단독으로 하는게 좋아서... 그냥 앵클 어택이 시작부터 끝까지 하는게 좋은 것 같아서...

영완
근데 나는 한계는 있는 것 같애.

yjhahm
영완씨는 두분하고 약간 다르신 것 같애.

정훈
어느 순간에 우리가 싫은 것 안하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를 잘 만들어 줄 수 있는... 우리가 못하는 것을 잘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러면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죠.

준래
근데 저희는 그냥 계속 저희끼리 했기 때문에 그게 제일 편하고 전혀 아닌 의견을 내놔서 트러블이 생기고 그런 건 거의 없으니까. '그렇지 않을까?' 하면 안에서는 거의 다 수긍하는 얘기고... 저희가 다른 분들과 얘기를 잘 안해봐서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일단은 지금이 편하고... 일단은 노래를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뭐랄까... 단적으로 말해서, 앨범이나 공연에 대한 압박이라거나... 저는 그렇거든요. 만약에 그런 프레셔가 있을 때, 얼마나 거기서 뭘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 저희는 보통 노래를 오랫동안 만들거든요. 물론 저희가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는 오퍼가 오면 거기는 저희가 먼저 '받아주십시오.' 하고 들어갈 의향이 있지만... 굳이...

yjhahm
영완씨는 어때요?

영완
그렇죠. 저희가 레이블에... 제 생각은 '저 회사랑은 진짜 일해보고 싶어.' 그런 데가 아직은 없는 것 같고...

준래
저도 비슷해요. 그런 데가 사실 아직 없는거고... 큰 얘기는 셋이 비슷해요. 저희끼리도 얘기를 하긴 했었는데 결론이 안 났었거든요. 근데 커다란 얘기는 비슷한데, 세부적인게 틀릴 거에요. 근데 중요한건 지금의 요 포맷이나 돌아가는게 좋으니까, 물론 공연을 좀 더 많이 하고, 공연에 온 사람이 더 많고 하면은 물론 더 좋은 효과를 보겠지만... 지금은 그게 안되니까...

영완
그러니까 저희가 저희끼리만 너무 놀아가지고, 뭐 사생활은 알아서들 잘 하겠죠. 근데 이렇게 묶였을 때... 그런거 같아요.

정훈
15년 정도... 인생의 절반을 함께 하다보니...

yjhahm
역시 까다로우시다니까요. (웃음) 음 그러면, 사람들의 평가를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EP나 공연... 그러니까 전반적인 음악에 대해, 물론 관객들도 있지만... 예컨데 관계자들...

영완
직접적으로 들어본 적은 없고...

준래
근데 관계자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그런거에 정말 무지해요.

yjhahm
그러니까 이를테면 평론가랄지...

정훈
저희도 리뷰나 그런걸 보면 저희도 앵클 어택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이렇게 보여지는구나.’ 그런 이미지를 우리가 주도하는게 아니니까... 아 이렇게 보여지는구나... 그렇게 느끼죠.

영완
근데 알게 모르게 우리가 그런거에 신경을 쓸 수가 있지.

준래
뭐 좋은 얘기 나오면 기분 좋고 그런거죠.

yjhahm
얘기가 없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라거나 그런 생각은 없으셨어요? 이를테면, 말 그대로 뭔가... 이렇게 EP도 냈고 공연도 하고 그러시는데, 반응은 많지 않으니까.

영완
뭐 농담 삼아 그런 얘기는 하죠. 뭐... '왜 이렇게 인기가 없는거야 씨발...' 근데 그거는 우리가 그렇게 하니까.

준래
EP는 의미가 크지 않은게, 유통을 하는 의미라기 보다는, 음원이 좀 필요했고, 녹음을 해보는 차원에서 필요했기 때문에, 솔직히 EP에 대해서는 평가를 받고 하는 일은 없었는데, 저는 뭐... 인터넷에서 가끔 좋은 말 나오면 기분 좋고, 나쁜 말 보면 나쁜가 보다...

정훈
솔직히 나쁜 말은 잘 없고...

준래
나쁜 말을 굳이 쓸 만큼의 위치가 안되기 때문에... 그러니까, 나중에 좀 더 잘되서 우리가 얘기가 더 많이 나올 때가 된다고 해도 흔들리면 정말 끝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멋없게 될 수도 있고... 처음에 가졌던 마음을 딱 잃게 되는 순간 끝인거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정훈
흔들릴 성격도 아니에요.

준래
욕먹으면 욕먹는거고, 싫어하면 싫어하나보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더 이상 우리 공연 안보고 안 사겠거니...

PDH
헬로 루키에 참여하셨다가 최종심사에서 떨어지셨는데...

yjhahm
무슨 생각에서 참여 하시게 된거에요?

준래
큰 무대에서 한번 해보자.

정훈
그냥 재밌을 것 같고.

준래
아폴로18Apollo18의 대인이형 있잖아요. 그 형들이 헬로 루키 출신이니까, 항상 저희 보면, '아이고... 왜 세 곡 밖에 녹음을 안했어...', '니네도 그런거 좀 해라...'하시는데, 그 형님도 저희를 좋아해주시는데, 저희가 좀 그래 보이니까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거죠. 암튼 그런 얘기가 나올 때 생각을 하게 된거죠. '한번 해볼까?'

준래
제일 컸던게, (선발되면) 페스티발을 나갈 수 있는 게 있었거든요. 정말 큰 무대에서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쁘지 않겠다...

근데 거기도 좀 적응이 안되는 무대였어요. 멘트를 해야 된다고 하셔서... 저한테는 너무 생소한 거라서 굉장히 부담스럽더라고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되는지도 잘 모르겠고, 괜히 더 긴장도 되고 그랬죠. 뭐 근데 결국 안됐으니까...

yjhahm
멘트는 하셨어요?

준래
그렇죠. 근데 무슨 말 했는지 기억도 안 나요. 무대 끝에 헬로 루키라고 써 있었는데, 올라가서 보니까 뭔가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루키라...' 그래서 그 얘길 했던 것 같고... '참... 우리끼리 몰려다니다가 루키라는 데도 나와보는구나...' 그런 느낌이었어요.



(출처 http://bit.ly/fU4xc9)


yjhahm
떨어지니 어떻던가요?

준래
솔직히 뭐, '이제 해도 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좀 들었고...

영완
저는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당연히 안되지...' 이거랑 '씨발, 안된 게 존나 더 멋있어...' (웃음)

준래
아무튼 그래서 (홍보를) 할 의지가 안 생기더라고요. 더 해서 뭐할건지...

yjhahm
'우리 음악이 후져서...' 이런 생각은 안하셨죠?

준래
후져서가 아니라, 원래 우리 음악이 워낙 경쟁력없는 음악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니까...

yjhahm
경쟁력이 없는 음악이라는 건 결국 잘 안팔리는 음악?

영완
글쎄요... 아직은 모르겠어요. 일단은 여성팬들이 없잖아요. (웃음) 그게 제일 아쉽고 짜증나는... (웃음)

준래
우리를 좋아하는 여성팬들도 문제가 있는거지 (웃음)

yjhahm
그러니까 지금까지 얘기를 들어본 바로는 밴드가 적극적으로 홍보를 한다기 보다는 세 분이 그냥 음악을...

준래
근데 적극적으로 한다는게 뭔지 잘 모르겟어요.

영완
저희가 셋 다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요. 프로모션을 좀 하고 그런거에 재미를 느끼고... 이런 타입이 아닌 것 같아서, 그러니까 저는 그런 걸 해야 된다고 느꼈던 적이 좀 많았는데, 어느 순간에 그런게 억지스러워지는 것 같더라고요. 셋이 마음이 딱 맞아서 일이 진행이 되고 이렇게 되면 제일 좋은거잖아요. 근데 마음은 있지만, 그걸 억지로 하자니 부자연스럽고...

준래
저는 그냥 자연스럽게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 요즘에 좀 들어보면 이게... 우리는 그런 마음이 아닌데, 되게 게으른 것처럼 얘기를 하더라고요.

영완
게으른거 맞지 뭐. (웃음)

준래
아니, 그게 아니라... 쟤네는 별로 의지도 없고... 암튼. 근데 그거는 굉장히 잘못 비춰지는 거에요.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잘 되는 모양이 되면 좋다고 생각을 해요. 공연할 때 멘트로 까페 홍보를 한다거나 그런건 저희한테는 부자연스럽거든요.

영완
우리한테 맞는 방식은 아닌거죠. 부자연스러워지고 스트레스 받고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 아예 그런거 안하게 되고 그냥 지금이 전 되게 좋은 분위기인 것 같아요.

준래
공연 딱 올라가서 딱 하고 내려오면 그게 사람들한테 비춰지면서 자연스럽게 멋있어 지는게, 그게 되게 멋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멘트를 많이 하고 그러는게 저희한테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밴드마다 다 다르겠지만 올라가서 할 얘기도 별로 없고...

영완
그렇게 저희가 재밌는 사람들이 아니어서... 그러니까, 그게 좀 있는 것 같아요. 앵클 어택으로 뭔가 좀... 대화를 하게 되거나 그렇게 되면, 저는 원래 존나 까불고 그러는 사람인데, 그 앵클 어택으로 하게 되면 뭔가 좀 그렇게 되는...

준래
뭔가 확실히 요 테마로 묶인 사람들끼리는 음악으로 해야 하지 않나...

yjhahm
그러면 궁금해지는게, 좀 거창한 얘기지만 음악을 하는 목적을 가지고 계실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뭐... 돈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음악을 하는 목적에는 자신의 음악을 관객들에게 알려야 겠다는 원초적인 욕심이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음악 자체로만 승부를 건다...

음... 그러면 일단 어떠세요? 곡을 만들때 사람들이 좋아하겠거니 하는 생각은 안하세요?

준래
전혀 안해요. (웃음)

영완
저희가 좀...

준래
저희가 시작부터 애매했던게, 듣는 것도 다 달랐고, 일단은 시작부터 아예 목적같은 것이 없고, 그냥 저희끼리 이렇게 엉키고 어울리고 그러는게 좋아서 만났거든요.

영완
실제로 지금도 그렇고 예전에도 그렇고 근데 그게... 어느 순간부터는 합주하고 곡 만들고 연습을 하다보면, 셋 다 몰입을 하게 되는 점이 있잖아요. 그 맛을 본 다음부터는...

정훈
맞어. 맞어...

영완
그 다음부터 이렇게 된 것 같아요.

yjhahm
그게 아까 말씀하셨던 '본드'

준래
네. 근데 그 전부터 그런게 있긴 있었으니까 우리가 계속 했겠죠. 그러니까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존나 신기한 것 같아요. 그냥 낄낄거리면서 놀고 그냥 밴드 뭐... 제대로 해 볼 생각도 아니었고 그랬는데, 그거 하나 때문에...

정훈
지금도 가끔 얘기하는 건데... 셋이 밴드할 줄은 몰랐어요. 음악을 다 좋아하긴 해도, 듣는 것도 다 달랐고...

준래
항상 음악얘기는 했어도, 같이 하자는 얘기를 한 적은 없어요. 당연히 다르게... 듣는 것도 다 다르고...

영완
아무튼 그렇게 되서, 결국에 노래 만드는 방식하고도 다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무슨 목적을 두고 하는 것은 어색해져 버린거에요.

정훈
또 뭐 그런 것 같아요. 공연할 때 보면, 아까 영완이가 말한 것 같은 뭔가 모이는 포인트. 이런걸 저희가 느끼면 보는 사람들도 알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실제로 아는 것 같기도 하고... 굳이 뭐 저희가 따로 뭘 해야되고... 그런 건... 좀... 일단은 저희가 재밌어야 되니까.

yjhahm
그러면 공연할 때 관객을 보세요?

정훈
안보는 것 같아요.

영완
저는 봐요. (웃음)

정훈
보이는 거지 뭐. 뒤돌아 칠 수 없으니까.

준래
항상 합주하는 포지션이 서로 보고 쳐서... 그리고 앞을 보면 집중이 잘 안되서...

정훈
어딜 봐야 되는지 모르겠어.

yjhahm
공연이 합주랑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좀 다른게 있지 않을까요?

영완
좀 증폭되는게 있죠. 공연때는... 호응좋고 그러면...

정훈
힘이 더 생기고, 근데 합주할 때도 딱 꽂혀서 할 때는 공연만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준래
근데 너무 그냥 합주하는 것처럼 하게 된 이유는 뭔가 어색해질까봐? 뭐랄까... 합주할 때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은데, 공연하게 되는 걸 의식하게 되면... 최대한 합주할 때의 느낌을 살리는게 저한테도 그렇고 보는 사람들도 그렇고...

영완
저희가 공연할 때 집중이 안되고 그랬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보통 우리가 집중이 되면 분위기가 그렇게 산만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우리 곡을 잘 해서 들려주고 요런... 근데, 사람들 많이 있으면 더 좋아지는 것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준래
저절로... 그냥...

yjhahm
밴드를 해서 돈을 번다라는 생각은 어때요?

정훈
벌면 좋죠.

영완
벌면 좋은데...

준래
근데 안 벌리니까 그렇죠.

yjhahm
그럼 세 분은 계속 다른 일을 하시면서 음악을 하시게 될까요? 음악을 안하게 되는 것...

정훈
그러니까, 저는 잘 모르겠는데, 앞으로 이게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좀... 이게 잘 되면 다른 일 굳이 안해도 되면 다른 일을 안하고 음악만 하겠죠?

yjhahm
이번에 밤섬해적단과 스플릿 앨범을 내셨는데, 앨범내자고 했을 때는 어떠셨어요?



(앵클 어택+밤섬해적단='The Split', 아하. 본드bond는 여기에 있나 봅니다. 신동혁 제공)


영완
밤섬해적단이 색깔이 워낙에 있는 팀이고, 우리 색깔하고는 많이 달라서 약간 조심스러웠는데, 저희한테는 되게 고마운 제안이었죠. 밤섬에게도 고맙고...

yjhahm
좋은 계기였기 때문에?

영완
왜... 뭐라고 해야하지? 뭘 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는 것도 되게 중요한 거잖아요. 그러니까 뭔가 일이 되가고 있는 상황이 좋으니까... 안그러면 좀 나태해지는 느낌도 있는 것 같고... 이거 하면서 녹음도 하고 더 친해지고 그랬으니까... 근데 처음에 오해를 많이 했었어요. 밤섬... 오해를 안할 수가 없는 밴드잖아요. ‘얘네 뭐지? 존나 잘하네?’ 처음에는 그랬다가...

yjhahm
색깔이 뚜렷하니까?

영완
네. 근데 그 코드가...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계속 부정하고 이렇게... 오해를 만드는 것 자체가 걔네들의 본질인 것 같으니까... 그러니까 저희도 오해를 안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두리반에서 몇 번 공연하는 것도 좀 그랬어요. 너무 그... 뚜렷한 그게 있으니까... 두리반이라는 곳도 그렇고 밤섬도 그렇고... 저는 그런게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인데, 분위기도 어울리기 애매한 것도 있었고...

근데 두리반이 되게 신기한게, 가면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니까... 또라이들 많고 (웃음)

정훈
두리반은 지금 저같은 경우는 그냥 공연하는 곳 이상의 의미는 아니고... 그냥 재밌게 공연할 수 있는 곳... 그런 쪽의 문화를 저희가 아예 모르니까, 처음에는 약간 오해가 있었죠. 물론 큰 건 아니었는데, ‘이거 해도 되는거야?’ 약간... 그런 식?

yjhahm
근데 이제 같이 내면 자립음악생산자모임의 '인혁당'이라는 레이블에서 내게 되는데 그런 태깅같은 것은...

준래
그게... 결국에는 그게 그렇게 큰 의미가 될 것 같지는 않고, 밤섬해적단하고 그냥 같이 앨범을 내는게 그게 중요한거라고 생각해요.

정훈
정치적인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의미를 별로 안 두는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에...

yjhahm
그렇군요. 이제 슬슬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올해의 계획이 있다면요?

영완
올해는 앨범을 한 장... EP가 되었건 정규가 되었건... 근데 내가 볼 때 올해 못 나올 것 같아요 (웃음)

정훈
왜? 그냥 하지. 밤섬해적단과 했던 스플릿 말고 다른 걸로 하나 우리끼리 하나 더 만들 계획은 있습니다.

PDH
라이브랑 앨범이 다른데 앨범은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해보신 적 있으세요?

영완
크게 중요하지는 않은데, 녹음이라는게 변수가 너무 많고, 우리가 잘 모르니까요. 앨범 만들고 그러면... 라이브하고 확실히 음원은 다르니까.

정훈
저는 근데 녹음이랑 라이브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서, 라이브에서 하는걸 최대한 레코딩에서 구현하려고 하고, 라이브에서 하기 힘든걸 굳이 레코딩에서 하고 싶지는 않고, 거의 똑같이 느낌을 전달하고 싶어요. 기타 솔로가 나오면 당연히 배킹Backing 기타는 없잖아요. 마찬가지로 녹음할 때도 그런건 신경 안쓰려고요. 없으면 없는 대로 가고...

영완
디테일한 거를 우리도 신경을 많이 써야 되는 것 같고... 그 뭐... 그런게 있겠지... (웃음)

준래
잘 몰라요. 우리도... (웃음) 근데 그때 한 번 해보니까 변수가 되게 많고, 그때 그때 마다 캐치를 해야되는 거니까...

영완
근데 저는 레코딩에는 확실히 욕심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 녹음을 하면, 이건 내 욕심인데, 존나 명반 하나 만들었으면 하는... 사운드도 그렇고 퀄리티를 좀 높혀서 앵클 어택하고 어울리는 사운드를 찾고 싶어요.

yjhahm
좋은 생각이군요. 오늘 너무 재밌는 시간 감사했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일동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 '락커'로서 '즐기는 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 뒤, 영완씨와는 돼지갈비를 함께 했습니다. 이후,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겨서 계속 수다를 떨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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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e_chung 2011/04/25 23:06 # 답글

    풀렝쓰를 간절히 원합니다
  • yjhahm 2011/04/26 00:22 #

    원합니다...
  • donghyeok 2011/04/27 02:18 # 답글

    저도 간절히 원합니다.
  • ohdoharm 2011/05/01 19:43 # 삭제 답글

    저두
  • ohmyankle 2011/05/29 01:30 # 삭제 답글

    앵클어택 여팬 완전있음 <---
  • 1 2011/11/20 16:01 # 삭제 답글

    올해안에 나왔으면 좋겠다 마 그렇게 생각하고 이쓰요
  • 미미 2012/01/22 12:59 # 삭제 답글

    앵클어택 관련글 이게 젤 긴건가요. 그흔한 나이도 못찾은 비루한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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